함부로 하다가 가실 수 있어요!

이 드라마 존잼인디(2019.05.27.)

Outer Gods 2019. 5. 27. 23:04

  깊이 있는 바닷물 아래로, 숨이 막혀 가라앉은 건 아무것도 없다.

  인간을 사랑해서 제 재능을 내어준 인어는 거품이 되어 사라졌으니, 어떻게 그 안에 남은 게 있다고 하겠는가. 새까맣게 물들어 반짝거리는 것들만 간신히 담아내는 작품의 위로 웃음소리가 흔들린다. 이 바다에서 우리는 아무런 위협도 없겠지만, 그렇기에 더 위험하다. 그래, 소리도 소문도 없이 아무런 흔적도 없이 모든 걸 치워버리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의 바로 위에서 우리는 이런 농담을 주고받고 있으니까.

  누군가가 죽는 모습을 혹은 죽어가는 모습을 눈에 담은 게 힘든 것은 아니었다. 그 이유는 자신일 때도 있었고, 그 스스로일 때도 있었으며, 혹은 타인에 의한 것이었다. 익숙해야 하는 곳이며 그런 곳에 있는 만큼 그쯤은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이었지. 느리게 시선을 옮기다가 문득 저보다 높은 시선을 뒤쫓는다. 저와 똑같이 낮은 곳을 보더라도 다른 풍경이 보이는 사람이다.

 

  “ 사람도 동물이라고 하지. 그러니 너는 물러날 때를 알고 가겠다는 거니. ”

 

  그런 사람은 없었어.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다고 발버둥이지. 그걸 위해 인류의 의학과 기술은 발달해왔지. 저가 물러날 때를 알고 가겠다고 하는 사람은 없으며, 그게 당연하다고 이야기 하는 이도 없었어. 그런데 그게 너라고. 시야가 높아 다른 풍경을 보는 사람의 생각을 저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인가 싶어, 장난인 말에 의미를 부여해 계산한다. 그래본들 제가 모르는 결과만 도출되는 실정이었고, 이 장난이 파국으로 치달을수록 알 수 없는 이야기가 반복된다.

  결국 이것은 장난의 일환으로, 가벼운 소리와 함께 끝이 나버릴 대화인데도 깊게 쌓이는 이야기가 손아귀에 잡혔다 사라진다. 재밌었던 장난의 흥미가 떨어진다. 길어지고, 깊어지면 제 아무리 물이 좋아 물장구를 치며 놀던 아이라도 으레 겁을 먹고 돌아가려고 하지. 그러나 이미 그 발도 닿지 않는 곳에서 물길을 따라 흔들리는 몸뚱이를 어떻게 가누겠는가. 저는 누군가를 사랑하여 재능을 내어주지 않았기에 거품도 되지 못하는 것을.

 

  “ 서두를 게 없는 것치고는 초연한 발언이구나. ”

 

  제 말을 따라주지 않는 사람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것은 저가 어디서 난 것과 상관이 없었으며, 그 주위의 환경과 시간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신의 권리였다. 사랑받는 꽃이 시들까 노심초사 하며 기르는 게 당연한 것처럼, 그 꽃인 자신이 귀히 여겨지는 것도 당연했다. 말 한마디, 손짓이나 눈짓 한 번에 주위가 움직이는 게 당연해진 게 벌써 몇 년인가. 그러니 네가 내 말을 따라주는 것은 당연하다. 다른 이들이 그런 것처럼 너 역시 그래야 한다. 내가 그러한 것처럼, 너 역시. 당연하게.

  “ 나는 내가 걱정하지 않아도 주위가 걱정하지 않니. 네가 그러는 것처럼 말이다. ”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은 그것이다. 저가 제멋대로 구니까 일선보스 역시 보스와 격이 같고, 언더보스의 상위에 있다. 일선 보스는 말 그대로 일선, Front이지. 그 명칭에 대한 예우만 받는 사람이란다. 존경받는 원로나 떠오르는 신예에게나 주는 명예직과 같은데, 너희가 떠받들어주니 이런 게 아니니. 그래, 노력했으니 인정도 받은 게 맞겠지. 그래, 지금은 장난이니 이런 깊은 건 할 때가 아니지. 우리는 그 정도의 머리가 있는 사람들이잖니.

  그렇기에 마주하는 얼굴을 따라 웃음을 그린다. 네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나와 장난을 맞춰주는 것이고, 재미없음 돌아서는 내 흥미를 끌어주는 것이지. 그러니 지금 이 모든 걸 재밌다고 이야기 하마. 그 정도면 충분한 게 아니겠니. 아주 재미가 있단다.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이어지는 게 너무 즐겁단다.

 

  “ , 조슈아. 내 걱정은 마렴. 적어도 네가 나와 함께 웃고 떠든다는데, 너와 이 아이들을 두고 내가 어떻게 조심을 안 하겠니. ”

 

  이 장난이 끝나면 또 어떤 장난을 쳐줄 거니. 뉴욕에 도착하면 또 얼마나 나를 즐겁게 해줄 거야?

  그 너머에 무슨 일이 있을지는 몰라도

  내가 너와 재밌었으면 하는 마음이란다.